탐정사무소 [여적]캄보디아로 간 청년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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캄보디아에서 대학생이 범죄조직의 고문을 받다 숨진 사건은 영화보다 더 영화 같다. 피해자와 같이 감금됐다 구조된 청년들의 증언은 충격적이다. 수많은 실종 신고가 일찌감치 있었음에도, 우리는 또 사람이 죽고 나서야 전해진 소식에 귀를 귀울이고 있다. 실종자 가족들은 한국대사관에 실종 사실을 알렸으나 “당사자 신고 원칙”이란 답변만 들었다고 한다. “대한민국 경찰이 다 너 같을까봐 무섭다”는 시민 덕희의 말대로 외교당국 대응에 열불이 터진다. 이번에도 조직에서 탈출한 이들을 구조해온 건 시민들이었다.
범죄조직들은 일자리 찾는 청년들의 절박함을 노린다. 범죄에 가담하는 줄 몰랐거나 불법인 줄 알면서도 고수익이라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걸려드는 것이다. 그러나 기다리는 건 안정된 일자리도 약속된 수입도 아니다. 청년들은 각종 범죄에 연루돼 피해자와 가해자를 오가는 처지가 된다.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일단 범죄에 가담하면 처벌을 피할 수 없다. 현지에 있는 피해자들 중에는 탈출을 포기하거나 돈을 벌겠다고 스스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. 돌아가려 해도 세상이 두려우니 현실을 회피하는 것이다.
청년들은 왜 캄보디아까지 갔을까. ‘혹시나’ 하는 마음이었을 것이다. 절박함이 합리적 판단을 못하게 눈을 가렸을 수도 있다. 15일 소셜미디어에는 캄보디아 구인글이 여전히 올라 있다.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캄보디아행 비행기를 탔을지 모른다. 국가와 사회는 이들의 절망을 모른 체해선 안 된다. ‘눈높이를 낮추라’고 가벼이 말할 일이 아니다.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청년들을 지키고 국가 경쟁력도 더 키울 수 있다.
지배력 유지·경영 행보 ‘청신호’ 소송 장기화 국면에 주가 5.62% ↓
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벌인 이혼소송에서 1조4000억원에 가까운 재산분할 위기를 피하게 되면서 그룹 내부는 ‘한숨 돌렸다’는 분위기다. 재산분할 부담 폭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돼 최 회장은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경영 행보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.
SK그룹은 이날 공식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. 법원 판결로 1조3808억원 재산분할의 부담을 털어낸 최 회장은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.
최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 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출국하며 자신의 이혼소송과 관련해 “대법원 판단에 대해서는 제가 더 할 말이 없다”고 답했다. 또 “어려운 경제 현황이 상당히 많아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우리 경제에 기여하도록 해보겠다”고 말했다.
SK그룹은 이번 판결을 예의주시했다. 원심의 재산분할 규모가 최종심에서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보유한 SK(주) 등 지분 매각 가능성이 컸기 때문이다.
SK그룹은 지주회사인 SK(주)가 자회사를 지배하는 구조다. 최 회장은 SK(주) 지분을 17.90% 보유한 최대주주로,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30% 정도로 추산된다. 이에 재산분할을 위해 지분을 매각한다면 지배구조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.
법정 공방은 계속되겠지만, 재계에선 2심 재판부가 300억원이 종잣돈이 됐다고 한 SK(주) 지분도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되고 재산분할액도 기존 1조3808억원에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.
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29일 보고서에서 “(파기환송이 되면) SK(주) 주가의 불확실성이 해소(될 수 있다)”며 “(재산분할액 감소로 인해) 그룹은 경영권 안정화를 최우선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”고 전망했다.
최 회장은 이날 오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으로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열리는 글로벌 비즈니스 리더들의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. 미국에서 돌아온 후 최 회장은 오는 28~31일 경주에서 열리는 ‘아시아·태평양경제협력체(APEC) 최고경영자(CEO) 서밋’의 의장을 맡아 행사를 이끈다.
SK는 다음달 주요 계열사가 모여 인공지능(AI) 기술 동향을 점검하는 ‘SK AI 서밋’과 내년도 사업 밑그림을 그리는 ‘CEO 세미나’ 등 굵직한 행사를 앞뒀다.
다만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SK(주) 주가는 전장보다 5.62% 급락한 21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. 대법원 판결 소식이 전해지자 급락세를 보였고 장중 7.78%까지 낙폭이 확대되기도 했다. 파기환송으로 소송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어 SK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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